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불국사 & 석굴암 -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by black-richangel 2026. 5. 4.

불국사와 석굴암은 경주 답사 여행 코스에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신라 건축의 최고 걸작품입니다. 서울 종묘,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전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을 만큼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하루에 묶어 자가용이나 렌터카로 둘러볼 예정이라면, 아침 일찍 불국사에 가야 일주문 앞에 있는 가까운 주차장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늦게 방문하면 입구에서 500m 이상 떨어진 먼 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불국사 & 석굴암 (1)

 

 

1. 불국사는 통일신라시대 사찰?

흔히 불국사를 통일신라시대에 지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통일신라시대에 크게 확장된 것입니다. 원래 이보다 훨씬 이전인 528년 법흥왕의 어머니 영제부인 또는 눌지왕(재위 417~458) 당시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합니다. 이후 진흥왕의 어머니인 지소부인이 574년에 사찰을 크게 확장했고 비로자나불좌상과 아미타불좌상을 만들어 봉안했다고 합니다. 불국사가 대대적으로 확장하며 대형 사찰로서 모습을 갖춘 것은 경덕왕 10년(751) 김대성에 의한 것으로 이때 탑과 석교 등도 들어섭니다. 김대성이 시작한 공사는 30여 년이 걸렸는데, 그는 완성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습니다. 이후 국가 주도로 공사가 계속되었고, 완성했을 당시 약 2,000칸에 달하는 80여 종의 건물이 들어선 장대한 모습이었습니다. 현재는 당시의 약 10%만 복원·유지되고 있는 것이니 그 규모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2. 불국사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사찰의 탑은 그 속에 귀중한 보물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도굴꾼들이 노리는 유물입니다. 불국사 석가탑도 도굴범들이 심하게 훼손한 일이 발생해 이후 석가탑 복원을 위해 탑을 해체하는 것을 결정합니다. 이 작업 중 바로 귀중한 국보,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 발견됩니다. 인간의 죄를 없애고 수명을 늘리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8세기 초에 간행되었다 추정됩니다. 이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과 함께 우리 민족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줍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건축한 김대성에게는 전생과 현생 이야기가 있어, 불교의 윤회 사상을 보여 줍니다. '윤회'란 한번 태어나 죽으면 끝이 아니라 계속 새로운 삶이 거듭된다는 사상입니다. 김대성은 전생에 가난한 과부인 경조부인에게서 태어났는데, 어머니가 아파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계를 이어나갔고, 그러다 부잣집에서 받게 된 밭마저 부처님에게 시주할 정도로 불심이 깊은 착한 사람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앓다 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대성이 세상을 떠난 다음 날 신라 귀족 김문량이 꿈을 꿉니다. 꿈속에서 신선이 "모량리에 살았던 김대성이 너희 집에서 태어날 것이다"라며 예언을 했고,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가 없던 김문량은 모량리에 사람을 보내 실제 김대성이 있었고, 부처님께 밭을 시주한 후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얼마 후 김문량의 부인은 아들을 낳았는데, 아이가 이상하게도 왼손을 꽉 쥔 채로 태어나 손을 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나 스스로 손을 폈는데, 그 손에 '대성'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김문량은 자신의 꿈이 실제 이뤄졌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면서 김대성의 어머니인 경조부인을 모셔와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태어난 김대성은 평생 부처의 가르침대로 살면서 불국사와 석굴암이라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기게 된 것입니다.

 

불국사 & 석굴암 (2)

 

 

3. 불국사 둘러보기 - 세계문화유산

경주 역사 지구 자체가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그중 가장 먼저 등록된 유산이 불국사와 석굴암입니다. 원래 우리나라는 석굴암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이것만 먼저 신청했습니다. 이후 등록 심사를 위해 유네스코 위원들이 경주를 방문했는데, 석굴암 가는 길에 불국사가 있으니 이왕이면 보고 가자 하며 들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만 너무 아름다운 불국사에 감탄해 오히려 유네스코 위원들이 석굴암과 불국사를 함께 등록하라 권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을 짓겠다'라는 김대성의 염원이 서려 있는 불국사는 신라 건축 예술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여러 전쟁과 자연재해 등을 거치면서 신라시대 것은 석축과 다리, 탑 정도만 남아있지만 그래도 불국사의 아름다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불국사에는 대웅전, 극락전, 비로전, 관음전으로 구분되는 4개의 영역이 있으며 대웅전 앞에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습니다. 봄에는 벚꽃길이, 가을에는 단풍이 매우 아름답기로도 유명합니다.

 

 

4. 불국사 둘러보기 - 일주문 & 청운교·백운교

사찰에 들어오는 첫 번째 문으로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는 것에서 일주문이라는 이름이 비롯되었습니다. 보통 보이는 4개의 기둥이 아닌 2개의 기둥 위에 지붕을 얹은 것은 하나의 마음, 즉 일심(一心)을 뜻합니다. 사찰에 들어서기 전 세속의 번뇌는 잊고 부처를 향한 마음 하나로 가다듬고 들어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법을 수호하는 천상의 수문장인 사천왕상이 있는 곳입니다. 사천왕은 동서남북을 각기 관장하며, 비파를 지니고 있는 동쪽의 지국천왕, 칼을 쥐고 있는 남쪽의 증장천왕, 용을 쥐고 있는 서쪽의 광목천왕, 탑을 들고 있는 북쪽의 다문천왕입니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에는 청운교와 백운교가 있습니다. 석조 다리지만 목조 난간 형태를 그대로 본떠 이용해 구현해 당시 돌을 다루는 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잘 보여줍니다. 계단처럼 보이지만 이름에 다리 '교(橋)'를 넣은 것은 현실과 불국토를 이어주는 다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총 34계단으로 아래가 18단의 백운교, 위가 16단의 청운교입니다. 예전에는 다리 밑으로 연못이 있었다고 하며, 계단 왼쪽에 보면 물이 떨어지게 만들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물이 떨어지면 물보라가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계단 밑 홍예문의 아치를 보면 아래쪽 돌들은 위가 넓은 사각형을 이루는데, 이것은 지진이나 위쪽에서 가해지는 충격에 피해를 입지 않게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5. 불국사 둘러보기 - 자하문 & 좌경루

부처가 있는 대웅전으로 향하는 중문이며 백운교와 청운교를 지난 이곳으로부터 부처님의 나라인 불국토가 시작됩니다. '자하문'은 '부처의 몸에서 비추는 자금광이 안개처럼 서린 문'이라는 뜻입니다. 문의 처마를 받친 장식 또한 'ㄱ'과 'ㄴ' 모양이 엇갈려가며 균형과 튼튼함은 물론 조화로운 가운데 아름답기까지 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경전을 보관하던 누각으로 짐작되지만 복원 후에는 이곳에 행자를 부를 때 북 용도로 사용했던 목어운판(구름 모양의 넓은 청동 판으로 일종의 악기)을 설치했습니다. 목어는 중생에게 불법을 전하는 용도이기도 한데, 특히 물고기는 항상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이와 마찬가지로 수행자는 항상 깨어 있기를 촉구하는 뜻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불국사 & 석굴암 (3)

 

 

6. 불국사 둘러보기 - 다보탑 & 석가탑

조형 예술의 극치라 할 수 있는 높이 10.29m의 다보탑은 단단한 화강암을 가지고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어냈다는 것부터 매우 놀랍습니다. 불국사 창건 당시인 751년에 건립되었다고 추측되며 자칫 산만할 수 있는 복잡한 구조를 매우 구조적으로 배치한 신라인들의 뛰어난 예술 감각을 볼 수 있습니다. 사면에 계단이 있는 사리 받침 위로 추녀가 있는 사각 기와집 형식으로, 그 위로 팔각정이 서 있습니다. 팔각정 창문에는 화려한 연꽃잎 모양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1925년 일제는 탑을 완전히 해체한 후 보수했는데, 그때 분명히 있었을 사리와 사리장엄구, 유물이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또 돌계단 위에 있는 돌사자 또한 원래 네 마리였지만 그중 세 마리를 일제가 약탈해 현재는 한 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3층 석탑으로 균형미가 매우 뛰어납니다. 화려한 다보탑에 비해 단순해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우아함이 넘치는 걸작입니다. 다보탑과 마찬가지로 751년에 세웠다고 추측되며, 기단과 탑신 모서리마다 돌을 깎아 기둥 모양을 만들어놓은 것은 목조건축을 본뜬 것입니다. 1966년 도굴꾼에 의해 손상된 탑을 수리하면서 발견된 사리 보관 공간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석가탑은 '무영탑', 즉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탑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석가탑을 짓기 위해 백제에서 온 석공 아사달과 남편을 찾아 먼 서라벌까지 왔지만, 끝내 만나지도 못하고 연못에 몸을 던진 아사녀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7. 불국사 둘러보기 - 대웅전 & 무설전

부처를 모신 법당으로 현재 모습은 임진왜란 후 중건한 1659년의 것입니다. 그러나 대웅전 밑의 기단과 석등 등의 석조물은 통일신라시대 것입니다. 대웅전 영산회상도 및 사천왕 벽화는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1769년 영조의 딸인 화완옹주와 상궁 김씨 등이 시주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경론을 강술하는 곳이지만 '말이 없다'라는 역설적인 이름을 얻은 것은 말로는 불교의 깊은 뜻과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670년에 이곳이 완성되자 중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의상대사가 최초로 강론을 했다고 합니다.